상업용 부동산 분야에는 다양한 직무가 존재하며, 각각의 직무는 고유의 매력과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직무를 선호하느냐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상업용 부동산 매입·매각 자문(Advisory) 관련 업무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 직무는 시장에서 활동하는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분야입니다. 보통 각 회사에서 2~3개 팀 내외로 구성되어 있고, 채용이 자주 이뤄지는 편도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직무가 상업용 부동산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매력적인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매입·매각 자문 직무가 어떤 업무인지,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어떤 회사들이 활동하고 있는가?

상업용 부동산 매입·매각 자문 직무는 말 그대로 부동산 자산의 매각 또는 매입 과정에서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업무는 주로 부동산 자산관리회사(PM, Property Management) 내의 전문 부서에서 수행하게 됩니다.

해외계 회사로는 CBRE, Savills, Colliers, 쿠시먼앤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 Avison Young 등이 있으며, 국내 기업으로는 에스원, 신영에셋, 알스퀘어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회계법인에서도 매입·매각 자문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딜로이트(Deloitte)와 삼정KPMG가 이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보통 부동산 투자회사들은 상업용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투자 상품을 운용하면서, 해당 자산의 운영은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자산을 매각하는 경우에도 기존의 자산관리회사를 통해 자문을 받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PM사 내에 매입·매각 자문 또는 컨설팅을 전담하는 부서가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회계법인의 경우, 투자자가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기 전 다양한 실사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 재무적 실사(Financial Due Diligence)가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는 부동산 자산 매입 시 예상 수익률, 가격 변동에 따른 민감도 분석 등을 수행하는 재무모델(Financial Model)을 구축하는 업무를 포함합니다.

이러한 재무모델링 작업은 주로 회계법인의 컨설팅 팀에서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매입·매각 관련 자문 업무도 함께 담당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매수 자문과 매각 자문의 차이

앞서 간단히 언급했듯이, 상업용 부동산 매입 및 매각 과정에서 자문사의 역할은 각 단계의 업무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무적으로는 매입 자문보다 매각 자문 업무의 비중이 훨씬 더 큰 편입니다.

그 이유는,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는 경우에는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중에서 적합한 자산을 고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문사의 역할은 주로 매물 정보를 모아서 선별해주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문 수요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게다가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는 실제로 자산을 매입하는 역할을 투자팀이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매입 자문을 별도로 의뢰하는 구조 자체가 흔치 않습니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기업이나 일부 비전문 투자자들이 한시적으로 매입 자문을 의뢰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곤 합니다.

반면, 매각 자문은 업무의 난이도와 복잡도가 훨씬 높은 편입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잠재 매수자를 발굴하고, 경쟁 입찰을 통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자문사에게 요구되는 업무 범위도 더 넓고 세밀합니다. 마케팅 전략 수립, 정보 제공을 위한 자산소개 작성, 입찰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대행해야 하기 때문에 매각 자문은 시장 내에서 더 활발히 수행되는 분야입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자산을 매각하는 주체는 대부분 전문 투자기관입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펀드나 리츠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나 투자회사들은 자산을 매각할 때 전문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후,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입니다.

매각 자문의 과정과 절차

매입·매각 자문 업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무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일을 수행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실제 현장에서는 매입 자문보다 매각 자문 업무의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에, 이번에는 매각 자문 업무의 절차를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매각 자문은 크게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됩니다:

① 자문사 선정 → ② 자산소개서(IM) 작성 및 마케팅 전략 수립 → ③ 마케팅 활동 → ④ 입찰 진행 → ⑤ 가망 매수자 선정 → ⑥ 거래 종결

먼저, 자산의 매도자는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기 위해 제안요청서(RFP)를 여러 자문사에 발송합니다. 자문사들은 해당 자산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제안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PT)를 준비해 경쟁에 참여하게 되며, 선정된 자문사는 자산 소개서(IM, Information Memorandum)를 작성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게 됩니다.

이후 자산 소개 자료가 완성되면, 자문사는 가망 매수자를 발굴하고 이들에게 자산 정보를 제공하며, 질의응답을 통해 매입 검토를 지원하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실제 자산을 둘러볼 수 있도록 **사이트 투어(Site Tour)**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마케팅 단계가 마무리되면, 입찰 절차를 통해 매수자를 선정하는 과정으로 넘어갑니다. 자문사는 제출된 입찰서류를 분석하고, 매입 가능성이 높은 후보군과 인터뷰를 진행한 뒤, 매도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평가 자료를 작성해 제공합니다.

매수자가 선정되면, 해당 매수자는 본격적으로 실사(Due Diligence) 및 내부 검토 절차에 들어갑니다. 이 과정에서도 자문사는 매도자 및 관계자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수행하며 거래 진행을 원활하게 돕습니다.

마지막으로 매수자가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가 종결되면, 자문사는 사전에 계약된 조건에 따라 매각 자문 수수료를 정산받고 업무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절차를 간략하게 설명했지만, 실제로 매각 자문이 시작되어 거래가 종결되기까지는 보통 5~6개월 이상 소요되며, 경우에 따라 그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특히 대형 자산의 경우,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고 관련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꼼꼼한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요구됩니다.

직무로서의 장점과 단점

매입·매각 자문은 상업용 부동산 직무 중에서도 매력이 많은 분야입니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자산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직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매각 자산에 대한 제안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자산을 분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풍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매각 업무를 반복하다 보면, 해당 자산의 히스토리와 시장 배경까지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되어 부동산을 보는 눈이 빠르게 성장하게 됩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매각 자문사로 선정되기 위해 제안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을 하게 되면, 자산을 보유한 회사의 운영팀 혹은 투자팀과의 관계 형성이 필수적입니다. 일단 자문사로 선정되고 나면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밀접한 협력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업계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산 마케팅 단계에서는 다양한 투자사와의 미팅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수시로 이루어지며, 자산에 대한 정보나 전략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문사의 담당자는 투자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실무 역량뿐만 아니라 넓은 인맥 형성까지 가능한 것이 이 직무의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매각 자문 업무는 본인의 스케줄대로 움직일 수 있는 성격의 일이 아니며, 시장 상황이나 매도자의 의지에 따라 업무량과 일정이 크게 좌우됩니다. 특정 시점에는 업무가 몰리면서 과중한 부담이 생기고, 개인 일정 조율이 어려운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또한, 이 직무는 정형화된 업무보다는 다양한 변수에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유력 가망 매수자가 갑작스럽게 거래를 철회하거나, 예상치 못한 경제적 변수로 인해 매각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므로, 업무 스트레스가 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자문사들이 성과 기반의 보상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최근처럼 부동산 거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자문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실적을 내는 것이 어려워지는 현실적인 부담도 존재합니다.

갖춰야 할 지식과 능력

매입·매각 자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지식과 실무 경험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자산을 매각할 때는 해당 자산의 강점과 투자 매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 적정한 매각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부동산 가치평가 능력과 함께, 부동산 금융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주니어 단계에서는 문서 작성과 기획 업무를 주로 맡게 되는데, 이때는 파워포인트 활용 능력, 논리적인 글쓰기, 시각적 정리 능력 등이 요구됩니다. 또한 일정한 기한 내에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책임감과 일정 관리 능력도 중요하며, 현장 방문, 사이트 투어, 마케팅 등 외근 활동이 많은 직무인 만큼 기본적인 체력과 활동적인 태도도 필요합니다.

경력이 쌓여 주니어 레벨을 넘어가면, 자산을 소개하고 마케팅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므로, 다양한 사람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대인관계 능력과 세일즈 역량이 중요해집니다. 이 직무는 본질적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역할이 많기 때문에, 다소 외향적인 성격이 더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과거처럼 영업을 위해 지나치게 술을 마시는 문화는 많이 사라졌지만, 가벼운 골프 라운딩이나 식사 미팅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방식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사람을 자주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직무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사람과의 소통을 즐기고 관계에서 기회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매우 잘 맞는 직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커리어 플랜과 방향

매입·매각 자문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다양한 자산을 분석하고 거래 과정을 총괄하는 경험을 쌓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추후 자산운용사나 투자회사로의 커리어 전환을 위한 기초 역량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니어 레벨에서는 매입·매각 자문 업무를 거친 후, 부동산 투자회사로 이직하는 커리어 패스를 밟는 사례가 흔하게 나타납니다.

반면, 매입·매각 자문 부서에서 장기적으로 경력을 쌓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직무는 오랜 시간 경험이 누적될수록 전문성과 시장 이해도가 높아지고, 무엇보다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확장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시장 상황에 따라 일시적인 등락은 있지만, 매각 업무 자체는 항상 존재하는 수요이기 때문에 업무의 지속성이 높고 안정적인 편입니다. 게다가 시장에서 활동하는 인력이 한정되어 있어, 일종의 독점적 구조를 갖는 전문 분야이기도 합니다.

만약 매입·매각 자문 직무를 목표로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관련 포지션이 오픈될 때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기본 전략입니다. 하지만 이 직무는 공식적인 신입 채용 공고가 자주 올라오는 편은 아니며, 내부 추천이나 업계 네트워크를 통해 인재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적인 인맥 관리와 현업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직 전략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상황과 경력 단계에 따라 준비해야 할 역량과 접근 방식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주니어 레벨에서는 문서 작성 능력, 기초적인 부동산 금융 지식, 파워포인트 활용 역량 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간 레벨(미들 커리어)이라면, 자산에 대한 분석력과 업무 조율 능력,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프로젝트 진행 경험이 경쟁력을 높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시니어 레벨에 진입하면 자산을 직접 수주해올 수 있는 풍부한 네트워크, 그리고 다양한 자산에 대해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시장 이해력과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필수적인 요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