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빌딩의 경쟁력은 곧 자산의 가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빌딩은 우수한 임차인을 유치할 수 있고, 공실률이 낮으며, 그만큼 더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빌딩의 경쟁력은 ‘임대료’라는 지표를 통해 비교될 수 있으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임대료를 받는 빌딩이 가장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빌딩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입지와 환경적 요소, 물리적 요소, 그리고 운영 서비스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경쟁력을 형성합니다. 이 가운데 입지와 환경은 부동산의 속성상 경쟁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건축 당시 계획된 물리적 요소와 준공 이후의 운영 관리 서비스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도 빌딩의 물리적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물리적 요소는 사용자의 눈에 잘 띄는 것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거나 무심코 지나치는 곳에도 중요한 요소가 숨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건축 당시 충분히 고려되지 않으면 이후 운영 단계에서 개선에 한계가 있거나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빌딩이 되기 위해서는 면밀한 기획이 필요합니다.

최근 신축되는 건물들은 층고를 높이는 추세입니다. 특히 고층 건물에서 조망이 중요해지면서 층고 또한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프라임급 빌딩 중에는 최고 3m 이상의 층고를 확보한 경우도 있으며, 최소 2.8m 수준은 대형 빌딩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층고는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용자가 느끼는 쾌적함에는 큰 차이를 줍니다. 동일한 면적이라도 더 넓고 개방감 있게 느껴지며, 이는 빌딩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최근에는 커튼월 방식의 통유리 외벽을 사용하면서, 기본 층고뿐 아니라 창가 쪽 층고를 더욱 높게 설계하여 시각적 개방감을 극대화하기도 합니다.

또한, 층고는 임대차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현장 방문 시 가망 임차인들이 처음 눈에 띄는 요소가 바로 층고입니다. 특히 분할 임대하거나 벽면이 막혀 있는 경우라도 층고가 높으면 공간이 덜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따라서 같은 임대면적이라도 층고가 높은 공간은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융 회사들은 전력 관련 시설에 매우 민감합니다. 금융 거래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특성상, 전력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 영업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온라인 거래는 단 몇 초의 정지로도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전력 안정성은 절대적인 요소입니다.

이 때문에 금융 업종은 기본 전력 외에도 비상 전력을 확보하고자 하며, 빌딩에 전기 용량과 발전 설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임대를 꺼리게 됩니다. 일부 기업은 발전 설비를 직접 설치하고 단독 운영 조건으로 임대하기도 합니다.

최근 신축 프라임 빌딩은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고사양의 전기 인프라를 갖추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설비 노후화로 인한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면 이전을 고려하는 금융 회사들도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기 설비는 빌딩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빌딩의 출입 방식은 보안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높은 보안 수준은 출입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동시에, 임차인에게는 안전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방문 고객이 리셉션을 통해 출입하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면, 임차인이 별도의 안내 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스피드게이트가 설치된 빌딩은 보안 수준이 훨씬 높습니다. 이를 유지하려면 보안 요원과 리셉션 인력이 상주해야 하며, 이러한 시스템을 임대인의 비용으로 운영할 경우 임차인 입장에서는 큰 혜택이 됩니다. 잡상인이나 불필요한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여 안전사고나 불편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안이 잘 갖춰진 빌딩의 로비는 쉽게 들어갈 수 없다는 인상을 주며, 방문자에게 전문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인식도 심어줍니다. 이는 중소형 빌딩과 차별화되는 고급 서비스로 작용합니다.

고층 빌딩이 늘어남에 따라, 층간 이동의 속도는 중요한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느리거나 고장이 잦은 경우, 개선이 가장 시급한 항목 중 하나로 꼽힙니다.

효율적 운영을 위해 저층, 중층, 고층을 분리하여 엘리베이터를 설계하거나, 셔틀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특정 층으로 직행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 당시부터 이러한 시스템이 고려되지 않은 빌딩은 출근 시간이나 점심 시간대에 이용자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주 인구가 적정 규모를 초과하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에도 원활하게 작동하는 엘리베이터 시스템은 빌딩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업무용 빌딩은 차량 방문이 많기 때문에 주차 편의성도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지하 주차장에 직접 진입할 수 있는 램프형 주차장과 기계식 주차장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기계식 주차는 입·출차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장 위험도 높아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임대차 계약 시 임차인에게 제공되는 무료 주차 대수도 주요 조건이 됩니다. 주차 공간이 넓고 제공 가능한 주차 대수가 많다면, 이는 큰 혜택이 될 수 있습니다. 유료 주차 이용 가능 여부 역시 임차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빌딩의 물리적 요소는 대부분 건축 시점에 결정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이 시도되지만, 물리적 한계까지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층고가 낮은 빌딩은 천장을 오픈하거나 OA 플로어를 낮추는 식의 개선이 가능하지만, 근본적인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호텔용 건물을 오피스로 전환하는 밸류애드 사례도 있지만, 원래 낮은 천장고나 주차장 설계 등은 개선이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빌딩의 물리적 요소는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에, 초기 기획 단계에서 어떤 수요가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반영해야 합니다. 물론 주변 환경에 따라 수요가 바뀔 수는 있지만, 경쟁력 있는 빌딩은 시장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습니다.

한 번 지어진 빌딩은 쉽게 바꾸기 어렵고 내구연한도 길기 때문에, 처음부터 신중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결국 빌딩 경쟁력을 결정짓는 물리적 요소는 장기적인 자산 가치의 핵심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