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에도 매각을 진행했었지만 금융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매각가도 높아 무산이 되었는데 올해 재도전에도 안타깝게 매각에 실패했습니다. 평당 4,000만 원 초반대의 가격을 제시해서 매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게 주된 요인으로 보입니다.
케이스퀘어 강남2는 연면적이 약 6,600평 정도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중형빌딩으로 분류됩니다. 이렇게 연면적 3,000~6,000평 내외의 자산들은 자산운용사나 리츠가 투자를 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실수요자들이 사옥이나 투자 목적으로 매입을 하는 자산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위 말하는 엔드유저들이 입찰에 참여하면 가격 수준을 많이 올릴 수 있어 이런 중형빌딩이 매각 입찰에 나오면 실수요자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매도자들도 가격에 많은 관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중소형 빌딩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가격도 올라가면서 기관 투자자들도 투자를 할만한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 시장에서 다루는 대형 자산들과는 달리 중소형 빌딩 시장에서는 이곳 만의 독특한 시장 작동 원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얼마 전에 이직을 해서 담당하는 업무가 중소형 빌딩의 건물주나 이와 관련된 회사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자산관리 솔루션을 마케팅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는 잘 살펴보지 못했던 중소형 시장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런 중소형 빌딩 시장을 살펴볼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간략하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중소형 빌딩을 분류하는 기준
이직을 하면서 중소형 빌딩 시장을 타깃으로 새로운 일을 하기 시작했지만 이를 분류하는 기준들이 현업에서도 정확히 정해진 게 없어 다소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전문투자자들이 투자하는 펀드나 리츠 시장에서는 보통 연면적 3,000평 ~6,000평 규모를 중소형 빌딩이라고 분류를 하는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업무를 하면서 로컬 중개 법인이나 중소형 빌딩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회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연면적 1,000평 이하의 건물을 중소형 빌딩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경우가 더 많아 보였습니다.
실제로 중소형 빌딩이라고 여기는 자산들이 연면적 500평 내외의 건물들이 더 많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심한 경우에는 중소형 빌딩과 혼재되어 사용되는 용어인 꼬마빌딩이라는 말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2~3층짜리 상가를 보기 좋게 포장하여 빌딩이라고 부르고 있는 자산들도 있었습니다.
결국 중소형 빌딩 시장을 말할 때는 이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정확히 어떤 규모의 자산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정리가 된 이후에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소 혼탁한 시장의 질서
중소형 빌딩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곳 가운데 하나가 강남권역입니다. 테헤란로와 강남에서 신논현역 사이에는 중소형 빌딩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중개 법인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중개 법인들 가운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반면, 뭔가 불완전하거나 의심을 살만한 부분들이 있는 회사들도 있어 보입니다. 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들도 있다 보니 유튜브를 통해 마케팅을 하는 곳들도 많고, 성공 사례라고 하면서 소개하는 자산들도 있지만 다소 신뢰성이 떨어져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 뉴스에서도 강남 지역에서 임차인을 채워 놓고 매각 한 후에 임대차계약을 중도해지하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연예인들의 유명세를 활용하거나 부동산과는 큰 관계없이 개인의 부와 차량 등을 보여주면서 부동산에 대한 전문가라며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입니다. 물론 그들만이 가진 노하우도 있겠지만 전문가라도 하기에는 다소 이상한 점들도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또, 중개인들끼리 소위 말하는 뒤통수를 치는 일들도 자주 벌어지기도 합니다. 비즈니스 매너는커녕 뭐라도 다리만 걸쳐놓고 추후에 거래가 성사되면 이를 빌미로 자기 몫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 보니 서비스의 품질은 뒷전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어 보입니다.
이렇게 다소 혼탁한 시장의 질서(?)가 생기는 원인은 아무래도 중소형 빌딩 자산 매각 시에는 전속 매각권이 없이 자산을 매각하는 일이 많고, 매수자들도 숫자에 기반한 판단으로 매입을 하는 게 아닌 감정적이거나 다소 개인적인 취향이나 인맥 등의 소개로 인해 자산 매입을 검토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중소형 빌딩 관리 시장이 겪는 문제들
자산의 개수로 따지면 중소형 빌딩 시장이 대형 빌딩보다는 훨씬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중소형 빌딩들은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는 태생적으로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중소형 빌딩들은 전문적인 관리를 받기에는 그 규모가 작기 때문에 자산의 시설들을 직접 관리하기에는 전문성이 없는 소유주들에게는 애매하고 이를 외주 용역을 줘서 맡기기에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어정쩡한 관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산관리가 체계적으로 되고 있지 않다 보니 관리 상태도 우수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이는 임대 공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잘 관리되지 않는 곳에 좋은 임차인이 들어오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자산의 경쟁력이 떨어져 좋은 입지에 있는 자산들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이런 중소형 자산들은 결국 지역을 기반으로 작은 회사들이 관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일어나지 않는 문제가 있고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비용 투입이 불가능한 환경이 돼버린 것입니다.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시장
최근 이렇게 정리가 잘되지 않은 중소형 빌딩 시장에 진입하려는 곳들이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소형 빌딩 시장을 타깃으로 시장에서 진입하는 프롭테크 회사들도 투자를 받으면서 성장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전통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산관리회사들도 중소형 빌딩 시장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팀을 구성하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기업 계열 회사들도 중소형 빌딩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진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대형 부동산을 타깃으로 하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계속해서 정체가 되고 있다 보니, 그나마 자산의 거래 속도가 빠르고 빈도가 높은 중소형 부동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려는 노력들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로 개인들이나 개인에 가까운 법인들이 많이 활동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제도권의 업무 방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 중소형 빌딩 시장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대형 시장에서 활용하는 그런 방법들을 적용해 보고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업자들이 등장하면서 중소형 빌딩 시장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앞으로 저는 중소형 빌딩의 시장에서 무슨 일들이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고 어떤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 안의 인사이트나 시사점들이 무엇인지 여러분들과 공유해 할 예정입니다.
중소형 빌딩 시장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과도 앞으로 더 많이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거나 궁금하신 게 있으면 누구나 편하게 연락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