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 가운데 부동산 업계에서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마도 강남N타워 입찰이었을 것입니다. 강남권역에 요지에 위치해 있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준비를 했었는데 공개입찰로 진행하던 거래가 빗썸의 등장으로 셰어딜로 급히 선회를 했기 때문입니다.

매도자인 KB부동산신탁은 공실 위험을 제거할 수 있고, 기존 주주들이 동의를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다 보니 입찰을 준비하던 곳들은 다소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빗썸은 여러 차례 강남권역 부동산 입찰에 참여했던 터라 사옥 매입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강남N타워가 수의계약 형태로 변경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사옥을 매입하거나 개발하는 회사들 가운데 본업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도 잘 하는 회사들의 현황에 대해서 간략히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성수동 부동산 투자 열풍의 시초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2020년부터 서울 성수동 일대의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며 개발 계획을 추진해왔습니다. 원활한 부동산 투자를 위해 2023년에는 부동산운용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를 투자총괄로 영입하고, 부동산 투자를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크래프톤이 성수동 부동산 투자 시장의 가격을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때 성수동에 부동산 매각 물건이 나오면 맨 먼저 크래프톤에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 크래프톤은 성수동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성수동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크래프톤의 확장을 근거로 자주 언급하기도 합니다.

아래 크래프톤의 주요 부동산 투자 및 개발 활동을 요약해 봤습니다.

• 신사옥 건설을 위한 이마트 성수점 부지 매입

2021년 11월, 크래프톤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성수동 이마트 본사 건물과 부지를 약 1조 2,000억 원에 매입했습니다. 이 부지에는 크래프톤의 신사옥으로 업무문화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프로젝트의 명칭은 'K-프로젝트'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메가박스 스퀘어 매입

2023년 11월, 크래프톤은 성수동 1가에 위치한 '메가박스 스퀘어' 토지 및 건물을 이지스자산운용으로 부터 약 2,435억 원에 매입했습니다. 이 건물은 메가박스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크래프톤은 이 자산을 구성원들의 업무 공간 확보 및 장기적인 임차 비용 절감을 위해 취득했다고 공시를 했습니다.

메가박스 스퀘어는 서울숲 역과도 가깝고 K-pop을 이끌고 있는 SM 엔터테인먼트의 본사가 있다 보니 팝업이나 행사를 하는 곳으로 적절하여 크래프톤의 콘텐츠를 활용하기에 매우 적합한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경수 초등학교 인근 건물 매입

2023년 3월, 크래프톤은 성수동 경수 초등학교 인근 상업용 건물 두 동을 총 640억 원에 매입했습니다. 이 건물들은 크래프톤의 신사옥 예정 부지 인근으로 도보로 약 500m 떨어져 있으며, 크래프톤은 이 부동산을 구성원 업무 공간 확보 등을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지 주변은 상업지역으로, 이마트 부지, 메가박스 스퀘어, 강변북로와도 가까운 요지입니다.

크래프톤은 성수동 일대에 본사, 그리고 각 개발 부문별 산하 스튜디오, 그리고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 시설 등을 모아 '크래프톤 타운'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타운을 조성하려면 어린이집이나 직원 식당 등 각종 편의 시설들이 주변에 위치해야 하다 보니 계속해서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사옥이 이마트 부지에 건설되고 있다 보니 성수역을 기준으로 남쪽에 위치해 있는 자산들을 주로 매입하고 있습니다. 성수동의 특징 상 넓은 면적의 토지 확보가 쉽지 않고 성수동의 개발이 집중이 되면서 부동산 가격도 많이 상승했고 대형 개발에 대한 부담도 있기 때문에 중소형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여 개발하고 인근에 모이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크래프톤은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역삼역 센터필드와 마스턴투자운용이 투자한 판교 크레프톤 타워에 나눠서 크게 입주를 하고 있는데 향후 성수동 본사가 완공이 되고 나서 이전하면 이들 자산에 대형 공실이 발생할 예정인데 이러한 부분도 향후에 해당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전략적으로 부동산을 개발하고 되파는 무신사

성수동 일대에 타운을 조성하는 곳으로는 크래프톤 말고 무신사도 있습니다. 무신사는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으로 시작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제는 오프라인까지 확장한 공룡 패션기업이 되었습니다.

무신사는 부동산을 직접 개발하기도 하고 이를 매각하여 매각차익을 통해 투자 수익을 올리는 전략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패션기업이지만 부동산 전문투자 회사보다 못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우량 임차인으로 리테일 상업 시설에서 키 테넌트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무신사가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 중심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은 신규 점포 오픈을 하는 속도에서도 느낄 수가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무신사 매장을 주요 리테일 권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25년 3월 기준으로 무신사 홈페이지에는 38곳의 오프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신사도 크래프톤과 비슷하게 부동산을 운영하는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을 만큼 부동산 투자와 운영 관리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무신사는 부동산 자산운용사들과의 협업이나 투자에 있어 매우 적극적이어서 공격적인 확장을 하면서 패션기업이지만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특히, 무신사는 부동산을 개발한 뒤에 이를 임차하면서 재투자하는 세일즈앤리스백 전략으로 부동산 개발로 투자금액 회수하고 임차인으로서 공간을 확보하면서 그 자금을 또 다른 부동산 투자에 투자하고 오프라인 매장 확장을 하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산을 보유하기보다는 유동화하면서 자금을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신사는 회사가 커지면서 직원 수가 늘면서 오피스 임차인으로서도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부동산들도 성수동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공유 오피스인 무신사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곳곳에 지점도 오픈을 하고 있습니다. 성수동에서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이든자산운용의 펀드로 투자한 스탈릿 성수에도 공유 오피스인 무신사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아래 무신사의 주요 부동산 투자 및 개발 활동을 요약해 봤습니다.

• 무신사 캠퍼스 E1

이 자산은 연면적 3,176평으로 무신사가 사옥으로 개발하고 입주를 해서 사용 중인 곳입니다. 2023년 마스턴투자운용에 세일즈앤리스백 형태로 평당 35,000만 원인 약 1,115억에 매각하였습니다. 무신사는 15년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었고 또 투자자로서 참여하였습니다.

• 무신사 캠퍼스 E2

연면적 1,088평 규모의 빌딩으로 촬영용 대형 스튜디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무신사 캠퍼스 N1

현재 무신사의 본사로 활용하고 있는 곳으로 마스턴투자운용이 요진건설이 설립한 PFV로부터 매입한 자산입니다. 이 빌딩은 지하 4층~지하 10층, 연면적 약 5,700평 규모이고 2022년 5월 초 준공을 했습니다.

이외에도 무신사가 직접 부동산을 매입하여 개발한 자산으로 '엠프티 성수'와 '무신사스퀘어 성수4'가 있습니다.

이외에 무신사는 성수동에서 계속해서 직접 또는 투자자들과 협업해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아래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개발을 위해서 매입한 자산들입니다.

• 무신사스토어 S1(가칭) 개발 진행 중

• 에프콧성수에스피씨(SPC) 개발 사업

• 네오밸류에서 매각한 부동산 자산 매입

가상 자산의 성장과 함께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는 빗썸과 두나무

1. 드디어 사옥을 매입한 빗썸

최근 빗썸은 강남N타워를 세어딜로 투자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강남권역 대로변 빌딩들의 거래 사례가 평당 4,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강남N타워도 평당 4,400만 원에 거래가 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강남권역의 매각가는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시장 상황에서 가상자산업계의 양대 회사인 빗썸과 두나무는 부동산 매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사옥 매입을 위한 투자라고는 하지만 가상화폐의 상승과 더불어 부동산 투자를 통해 수익 확보를 하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빗썸의 경우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진행하는 입찰 딜에도 자주 거론이 되는 회사입니다. 특히, 강남권역에 나오는 매각 입찰에 여러 차례 참여했지만 성공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강남N타워를 인수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빗썸은 인근 역삼동 삼원타워에 본사를 두고 여러 개 층(11, 14~18층)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빗썸은 그동안 강남권역에 있는 자산을 매입하기도 했었습니다.

• 삼성대세빌딩

2022에는 삼성대세빌딩을 매입하였고, 이 땅을 최근에 멸실하고 빗썸 나눔센터를 지었습니다. 초역세권에 있는 부동산에 단층 건물을 지어놓은 것은 실사용 용도라기 보다는 투자 목적으로 매입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사옥 용도로 자산 매입을 고려한다면 한곳에 모이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을 찾아야 하는데 이번에 투자한 강남N타워가 1만 5천 평 규모이기 때문에 이곳을 사옥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라면 기존 매입한 자산들을 개발하기보다는 보유 후에 매각하지 않을까 예상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2. 강남 요지의 부동산을 보유한 두나무

두나무는 주로 부동산을 리츠와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DF 타워(구. 에이플러스에셋타워) 코람코자산신탁이 설정한 코람코더원강남 제1호리츠를 통해 투자를 하고 있고 전체 지분 가운데 50%의 보통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임대차계약 기간은 2032년 4월 30일까지로 되어있습니다.

• 영보,영보2빌딩:

두나무는 2021년 캡스톤일반부동산사모투자회사4호전문 펀드를 통해 토지와 건축물을 3037억 원 매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추가 부지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2024년에 펀드를 청산하고 직접 취득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 빌딩들은 지하철 2호선 삼성역 바로 앞, 파르나스타워와 파크하얏트 등 5성급 호텔과 마주하고 있고, 옆에는 현대자동차의 GBC부지가 있어 부동산의 가치는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는 위치입니다. 다만, 부지가 앞뒤로 연결되어 있지만 인접 부지를 매입하지 못하면 효율적인 토지 모양을 갖추기가 어려워 주변 토지 확보가 되지 않으면서 개발이 지연되었던 것이었습니다.

두나무는 DF타워의 투자자이기도 하지만 임차를 하면서 임대료를 내고 있다 보니, 사옥을 찾아야 하는 필요가 더 커질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입지가 좋은 곳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자산 가치의 상승만으로도 임대료 비용을 상쇄하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가상자산업체들이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시장의 이슈에 따라 등락폭이 크다보니 미래 수익 예측에 대한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안전한 부동산 자산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가상 자산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큰돈을 벌고 난 후에 결국에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물가 상승을 방어하고 안정적인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을 투자 포트폴리오로 편입하는 것처럼 가상 자산업체들도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본업은 있지만 부동산 투자를 잘 하고 있는 회사 3곳의 부동산 투자 전략과 자산들을 살펴봤습니다. 근본적으로 기업과 부동산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업 활동을 하려면 공간이 필요하고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느냐 아니면 직접 보유해서 효율화를 시키느냐의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국내 많은 대기업들도 부동산 보유를 통해서 성장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은행, 보험사, 통신사, 유통 회사 등 국내에서 크게 성장한 기업들을 보면 사업을 위해 부동산 매입을 하고 이를 통해 자본 이득을 취했던 사례는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본업이 가지는 본질에서 벗어나 부동산 투자에만 집중하면 잘못된 것이겠지만 필요에 의한 매입을 보고 부동산 투기로만 바라봐서는 안될 것입니다. 본업과 함께 부동산 투자도 잘 하는 회사들이 앞으로 잘 성장하여 발전하는지도 잘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