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관광시장이 회복되면서 호텔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K-컬처가 음악에서 음식까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방한 외국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만 해도 벌써 883만 명이 방한했으며, 2019년 최대치였던 1,75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체감할 수 있는 곳은 명동, 홍대, 성수, 종로 등으로, 평일 낮에도 한국인만큼 외국인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을 정도입니다.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호텔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요 도심 호텔들의 객실 가동률은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신규 호텔 공급이 거의 없었던 탓에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근 매각을 진행 중인 서울스퀘어의 경우, 일부 공실 공간을 호텔로 전환하는 제안을 포함해 매각 옵션을 다양화하는 방식도 등장했습니다. 기존 오피스 빌딩의 일부를 호텔로 전환해 공실 해소와 수익 다변화를 꾀하려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오피스-호텔 복합빌딩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한 대표적인 자산으로는 타임워크 명동과 광화문 G타워가 있습니다. 두 건물 모두 저층부는 오피스, 고층부는 호텔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이비스 호텔과 신라스테이가 입점해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도심에 위치한 비즈니스 호텔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임워크 명동과 광화문 G타워처럼 오피스와 호텔이라는 서로 다른 용도가 한 건물에 공존할 경우, 운영과 관리 측면에서 여러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공간 이용자의 특성이 달라 단일 용도의 건물과는 다른 문제들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로비 공간입니다. 오피스 이용자는 출근 목적이 주이고 외부 방문객이 많지 않지만, 호텔은 방문객이 대부분이므로 리셉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복합빌딩에서는 로비를 용도별로 구분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1층 공간을 오피스와 호텔 로비로 나누다 보니 건물 전체가 주는 웅장함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특히 호텔은 체크인 리셉션을 상층부에 두는 ‘스카이 로비’ 형태가 많아, 처음 방문하는 고객이 로비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또한, 고객 동선을 분리해야 하므로 엘리베이터 역시 용도별로 구분해 운영해야 합니다. 하지만 건물 내 엘리베이터 수에는 한계가 있어, 경우에 따라 수직 이동이 불편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복합빌딩은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오피스 임대차는 대부분 고정 임대료 방식이지만, 호텔은 매출에 연동된 수수료 방식이 많습니다. 따라서 호텔 운영이 잘 되면 임대료 수익도 함께 증가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호텔업이 호황일 때는 객실 단가 상승과 높은 가동률로 임대료 수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즉, 복합빌딩은 고정 임대료(오피스)와 변동 임대료(호텔)가 섞여 있어 일종의 포트폴리오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오피스 시장이 침체되어 공실이 발생해도 호텔 수익이 이를 보전해 줄 수 있고, 반대 상황에서도 서로 보완이 가능합니다.

또한, 주차장 활용도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오피스는 주중 낮에 집중적으로 사용되지만, 호텔은 주말이나 저녁에 수요가 높습니다. 즉, 이용 시간대가 겹치지 않아 효율적으로 주차장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호텔의 경우 차량 방문 비율이 낮아 주차 여유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합빌딩은 단일 용도 빌딩에 비해 운영과 관리의 어려움이 따르지만,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특히 오피스 수요와 관광객·비즈니스 수요가 동시에 많은 강남이나 도심에 위치한다면 그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장점을 살리려면 처음 개발 단계에서부터 용도에 맞는 동선과 시설 분리 계획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 기존 오피스를 일부 호텔로 전환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지만, 초기 설계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으면 비용만 들고 효과는 미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복합빌딩의 문제점과 불편함을 면밀히 분석하고,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외부 경제 상황이나 산업 트렌드에 기대어 개발만 추진한다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상업용 부동산 자산은 점점 하이브리드 형태의 복합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더 대규모 복합단지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며, 앞으로는 이러한 다양한 복합자산을 전문적으로 투자·운영·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의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