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회사에서 제공하는 뉴스 클리핑들을 살펴보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단편적인 시장 소식보다는 시장의 구조나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는 뉴스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언론 매체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인력 변화도 어느 때보다 큰 것 같습니다.

고금리와 개발 환경의 악화로 인해 한동안 긴 침체기를 지나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오늘은 2025년 말 현재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큰 변화 몇 가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한때 ‘이마코’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시장의 강자들이 독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시장에서 자주 이름이 거론되던 회사들도 점차 모습을 감추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특정 회사보다는 자산 섹터별로 각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본부나 팀 단위의 조직들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마코’의 주축이었던 이지스자산운용은 현재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11월 11일 본입찰에는 한화생명, 흥국생명, 캐피탈랜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 등이 숏리스트에 올라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토리를 만든 회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은 업계에서 오랫동안 회자될 만한 큰 이벤트가 될 것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매각된다면 국내 독립계 대형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명맥도 사실상 끊어지게 됩니다. ‘이마코’ 가운데 코람코는 이미 패션기업 LF그룹 계열로 편입되었고, 마스턴투자운용은 계속해서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독립계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주도하던 시대가 점차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는 동안 자본력과 부동산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앵커리츠’의 진출도 주목할 만합니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 태광그룹 계열의 흥국리츠운용, 쿠팡의 알파씨엘씨리츠운용 등이 보유 부동산을 바탕으로 유동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형 부동산들이 공모리츠 시장에 편입되면서 상장 리츠의 규모와 자산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프로젝트 리츠는 특정 부동산 개발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부동산투자회사를 말합니다. 최근 부동산투자회사법이 개정되어 오는 11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일반적인 리츠와 달리 단일 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운영 후 매각할 수 있는 한시적 투자 구조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동안 자본력이 약한 시행사들이 PF를 통해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프로젝트 리츠의 도입으로 기관이나 리츠를 통한 투자자금 확보가 가능해졌습니다. 최근 금융환경 악화로 좌초되거나 중단된 개발사업이 많았던 만큼, 앞으로 프로젝트 리츠를 통해 이런 사업장들을 인수해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개정된 부동산투자회사법에는 리츠가 수행할 수 있는 개발사업 범위에 ‘리모델링’이 새롭게 포함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리츠를 활용한 다양한 부동산 프로젝트 추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최근 HL리츠운용이 성수동 오피스 개발사업을 프로젝트 리츠를 통해 추진한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HL리츠운용은 새 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PF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프로젝트 리츠가 업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추진 중인 ‘PF선진화 마중물 개발앵커리츠’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기존 PF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 초기 개발자금 공급을 통해 건설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정책적 목적을 지닌 리츠입니다. 이 사업의 AMC로는 최근 한국토지신탁과 코람코자산신탁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최근 신규 부동산 회사의 국내 진출과 함께 새로운 부동산 조직 설립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문 인력의 이동도 매우 활발합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인사발령과 커리어 전환을 위한 이직이 본격화되어 어느 때보다 많은 인력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임대차 컨설팅, 매입·매각, 자산관리 분야의 실무 인력은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부동산 회사인 뉴마크 그룹(Newmark Group)이 한국에 진출해 조직을 구성하고 있으며, 삼일회계법인 PwC코리아는 부동산 자문시장 진출을 위한 부서를 신설하면서 업계 주요 인력들의 이동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롭게 앵커리츠 시장에 진출하는 대기업들과 프로젝트 리츠의 도입으로 인해 관련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부동산 업계 인력들이 중대형 운용사로 이직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인 고용과 딜 소싱 부담이 다소 적은 환경을 제공하는 대기업 계열 리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습니다.

앞서 살펴본 변화들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시간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점은 이러한 변화들의 공통점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민이 시장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부동산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에 항상 기회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변화는 낯설고 두렵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작의 설렘도 함께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지나고 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더 크게 확장되고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살펴본 변화들은 그동안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임이 분명합니다. 더 많은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져 상업용 부동산 업계의 실무자분들께도 더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기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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