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공간을 파는 비즈니스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그런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지가 수요를 예측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최근의 각 권역별 산업 동향을 보면 특별히 성장하고 있는 분야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한때 GBD의 수요를 창출하던 스타트업이나 개발 회사들도 투자 수요 감소로 인해 성장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신규 공급이 거의 없는 가운데 대로변의 대형 빌딩들은 그나마 견디고 있지만 이면에 있는 빌딩들은 공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YBD에서는 엘지 에너지 솔루션과 같은 배터리 산업 관련 업종에 대한 공간 수요가 한때 크게 있었습니다. 다만, 전기차 수요 증대로 한창 잘나가던 곳들도 최근 발생한 화재 사고와 충전소 문제 등으로 기대한 것처럼 수요가 많은 상황은 아닙니다.
새로 신축한 TP타워와 앵커원의 경우에는 키움증권사옥 재건축과 신한금융투자빌딩 리모델링, 유안타증권빌딩 재건축 등의 이유로 인해 이전하는 수요들로 주로 공간을 채워준 것으로 성장을 하는 회사들의 증평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CBD 권역에 있는 대기업들도 최근에는 경기 침체로 비용 절감에 대한 이슈가 더 커져 공간 사용의 규모를 줄이거나 임대료 수준이 낮은 곳으로 이전을 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요 권역 이외에 구로나 가산, 영등포, 과천 지역 등에 오피스와 유사한 상품인 지식산업센터는 과도한 공급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면서 오히려 시장 임대료가 낮아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중소형 임차인들의 입장에서 주요 권역으로 들어오기 보다는 임대료가 낮은 지식산업센터로 이전하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전반적으로 산업이 성장하여 신규 공급되는 오피스 공간이 채워지는 게 아니라 다른 권역에서 임차인을 빼오면서 신규 공급을 채워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임차인 뺏기가 경쟁적으로 시작되면 결국 시장의 실질 임대료는 낮아지고 신축 자산 대비 경쟁력이 없는 부동산들은 가격이 떨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