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뉴스 가운데 코람코자산신탁이 보유하고 있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가 실물 담보대출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2년짜리 대출에 많은 기관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어 모집 금액 이상으로 오버부킹이 되었다고 합니다.
타임스퀘어 오피스는 올해 초 매각을 시도했지만 입찰에 참여하는 곳이 없어 매각을 철회를 했습니다. 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담보대출을 연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대출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입니다.
투자자의 입장에 따라 우량 자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재미있는 사례라고 보여집니다. 타임스퀘어 오피스는 구분 소유 부동산이기 때문에 단일 소유 부동산보다는 가치가 할인이 되고 투자 리스크도 다소 높은 편입니다. 그런 자산에 투자는 싫지만 대출은 하고 싶은 상황이 왜 연출이 되었는지 한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분소유 자산으로서의 경쟁력
일반적으로 구분소유 자산은 소유권이 여러 사람으로 되어 있다 보니 자산을 처분하거나 관리를 할 때 제약이 있다 보니 단일 소유 자산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낮습니다.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 가운데 구분 소유 물건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자산의 특징을 보면 입지는 좋은데 임대료 수준이 다소 낮아 주변 건물 대비 임차인 확보 경쟁력이 있는 자산들이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으면서 교통이 편리한 곳을 필요로 하는 임차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예를 들면, 보험사 영업 지점이나 콜센터 등이 입지가 우수한 구분 소유 부동산에 많이 입주를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임차인들은 대개 금융업종이기도 하고 콜센터를 운영할 정도면 어느 정도 신용도가 있는 기업이거나 그런 기업의 하도급을 받아 업무를 하기 때문에 임차인의 신용도도 우수한 편에 속합니다.
또한 직원 채용이나 업무 특성상 장기 임차를 할 가능성이 높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가 쉽지 않은 특징들이 있다 보니 구분 소유 자산을 매입할 때 앵커 테넌트로서 역할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의 막차 타기
앞서 살펴본 것처럼 구분 소유 물건 가운데도 투자자의 종류나 시각에 따라 우량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매각을 할 때에는 외면을 받았고 대출을 할 때에는 왜 관심을 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미국에서 큰 폭의 금리 인하인 빅컷을 단행하고 추가로 올해 내로 더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는 시장의 변화 때문에 담보 대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현업에서는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계속 머물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에쿼티 투자보다는 대출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면서 안전하게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대출 펀드들도 많이 만들어 졌습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황이 얼어붙으면서 거래도 급감하여 설정된 펀드 자금이 예상만큼 많이 소진되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면서 대출 펀드 설정 시 기대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 투자를 해야 하는데 타임스퀘어 오피스와 같은 자산이 제격이었기 때문에 오버부킹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금리가 하락하면 대출 펀드의 수익률도 함께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자금 규모를 크게 소진할 수 있는 자산을 선택하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는 투자 심사하기에 적합한 신용도의 임차인들로 구성되어 있고 재계약의 확률이 높다는 점 등이 대출 심사를 하는 관점에서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 상황이 변동되는 시점과 담보 대출 만기가 겹치면서 대출의 오버부킹이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금리가 높게 형성되면서 위험도가 있는 에쿼티 투자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는 대출에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시기의 막차를 타고자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 특성의 한계점과 경쟁자의 등장
구분 소유 자산들이나 주요 권역 주변에 입지가 좋은 곳을 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콜센터는 많은 공간을 소비하는 우수한 임차인입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이나 자동전화 등이 도입되면서 그 일자리가 줄어들고 이는 공간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리스크가 있는 임차인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콜센터라는 곳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업종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이런 임차인의 신용도나 성장성도 점차 사회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콜센터는 입지가 좋고 임대료가 다소 저렴한 곳을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대규모 공간을 사용해야 하고 직원 채용을 위해서는 출퇴근이 편리한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도림이나 영등포, 당산 등의 지역에 많이 분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입지를 대체할 만한 곳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콜센터를 임차인을 보유하고 있는 빌딩들은 긴장을 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신규 공급이 이뤄지는 마곡은 마곡나루역과 마곡역이 있어 교통이 편리한 곳입니다. CP1에 대한항공 콜센터가 입주를 하는 것을 보면 다른 유사한 회사들도 이전 검토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2~3년 내에 을지로 지역에 대규모로 오피스 신규 공급이 예상되는데 이 지역 또한 지하철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임대료가 경쟁적으로 내려간다면 콜센터와 같은 임차인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지 않을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