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은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직장인이라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 외에 아마도 2번째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빌딩일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공간이고 이를 이용하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운영을 위해 참여하는 관계자들도 많은 곳이 빌딩입니다.

빌딩은 기본적으로 기업 활동을 하는 사용자들에게 쾌적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들도 많이 필요하고, 빌딩의 물리적인 설비나 장비들을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업체들이 아웃소싱 형태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동산 자산 가운데 주요 도심의 대형 빌딩들은 전문 투자자들이 매입하여 운영하는 것들도 많습니다. 이런 부동산들은 투자 상품으로 매입한 것이어서 특정한 투자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반 법인들이나 개인 소유의 부동산들에 비해 주기적으로 매각을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빌딩이라는 유형의 부동산은 자산 가격이 크기도 하고 관계된 사람들도 많아 매각하는 과정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소유권이 변동되면서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즉, 빌딩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태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동산 자산의 매입을 전문투자자인 부동산 펀드나 리츠가 했다는 가정하에 빌딩이 매각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동산은 2가지 수익이 있습니다. 하나는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영 수익이고 나머지 한가지는 매각 차익입니다. 만약, 부동산의 자산 가치가 상승했다면 매도자는 운영 차익은 물론 매각 차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 펀드나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 상품을 만들어 자산을 매입합니다. 이때, 이를 만든 부동산자산운용사나 부동산투자회사는 매입 보수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투자 상품을 만든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전문투자자들은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면서 다양한 실사를 진행합니다. 법에서 정한 절차인 경우도 있고, 투자 상품에 대한 검증을 조금 더 면밀하게 해서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첫 번째는 법률실사인데 매입하는 과정에서 법적 검토나 각종 계약 서류 들에 대한 문제는 없는지 법무법인을 통해 진행을 합니다. 법률 실사를 통해서 투자 기간 동안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나 계약 관계 상의 오류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재무실사를 합니다. 보통 회계법인에 의뢰를 해서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여 운영하고 매각하는 과정에서의 수익률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재무모델을 만듭니다. 이를 통해 투자 기간 동안 수익률의 계산이나 매각차익 등 투자 결과에 대한 예상을 해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감정평가를 받습니다. 감정평가는 자산 가치에 대한 공식적인 가치를 감정평가사를 통해 확인받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자산 매입 시 담보 가치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대출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정 매입가에 대한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로 물리 실사를 진행합니다. 부동산자산관리회사 등의 자산 실사를 담당하는 팀에서 부동산에 대한 물리적인 상태를 점검하고 확인한 내용을 보고서 형태로 받습니다. 빌딩을 매입하고 향후 운영 시 필요한 추가 예산 필요한지 검토를 할 수 있고 빌딩의 각종 설비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자산의 매입이 완료되면 위에서 진행했던 4가지 종류의 실사를 진행했던 주체들에게 업무와 관련한 용역비가 지급이 됩니다. 또, 만약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투자금이나 대출금에 대한 자금 주선을 했던 곳이 있다면 자금주선수수료 등을 받는 곳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의 소유권이 바뀌면 직무가 바뀌는 사람들도 생깁니다. 투자자 측면에서 살펴보면 부동산 펀드나 리츠 상품을 새로 만든 회사는 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인력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반대로, 매도자도 부동산 펀드나 리츠였다면 비슷한 일을 하던 사람들은 그 업무들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동산 투자 상품은 대개 실질적인 자산의 운영과 관리를 자산관리회사인 PM(Property Management) 회사에 위탁을 맡깁니다. 소유권이 이전될 때 통상 자산관리회사도 새로운 곳으로 변경하는 일이 많습니다. 요즘은 PM 사가 투자자금 가운데 보통주에 투자를 하는 일도 빈번하고 다양한 영업 활동에 따라 자산관리회사가 바뀌기도 합니다.

그러면 신규 자산을 수주한 회사의 담당자는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게 되고, 기존 회사로부터 업무와 관련된 정보와 자료들을 이관 받게 됩니다. 보통, PM 사가 교체가 되면 이와 함께 시설관리 회사인 FM(Facility Management) 회사가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기존 FM 회사를 그대로 인수하여 업무를 하기도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 시설관리 회사까지도 새로운 곳으로 선정하여 자산을 관리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임대 업무를 담당하는 임대전속 회사를 새로운 회사로 교체하기도 합니다. 또, 주차장만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는데 이런 회사들도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시기가 도래하면 필요에 따라 신규 업체로 변경을 검토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빌딩의 소유권 변동에 따라 직무가 바뀔 수 있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상업용 부동산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투자에서부터 자산관리, 시설관리, 임대차 업무 등 연결되어 있다 보니 투자 수익 극대화나 자산관리 효율화를 위해 자산이 매각되면 새로운 회사로 교체하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빌딩의 사용자는 임차인입니다. 빌딩을 매입하거나 투자하는 목적에 따라 그 사용자가 바뀌는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그 사용자가 바뀌는 경우를 한 번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차인이 변경되는 가장 기본적인 케이스는 빌딩을 실사용 목적으로 투자를 하거나 매입하는 경우입니다. 기업이 성장하면 더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합니다. 또, 분산되어 공간을 사용하던 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경우에 사옥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경우에 자산을 매입하면 기존 임차인들과의 계약을 종료하게 되어 임차인의 변경이 일어납니다.

임차인 바뀌는 다른 경우는 빌딩을 매입하면서 밸류애드를 하는 사례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밸류애드는 건물의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하여 빌딩 가치를 높이는 목적으로 자산을 매입할 때 임차인을 명도하기도 합니다. 대규모 수선이나 리노베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임차 공간을 비워야 하기 때문에 명도를 하고, 공사 완료 이후에 더 높은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임차인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밸류애드이지만 물리적인 변경없이 단순히 임차인만을 변경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만약, 현재 임차인의 임대료가 시장 수준 대비 현저히 낮은 경우라면, 중도해지나 만기해지 시점이 도래하면 더 높은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임차인으로 변경하여 자산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가지고 자산을 매입하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투자자의 목적에 따라 적극적으로 임차인 개선을 하려 임대인이라면 임차인의 변동도 더 많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일즈앤드리스백 전략은 임대인이던 자산 보유자가 자산을 매각하면서 임차인의 지위로 변경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런 것도 결과적으로는 임차인이 바뀌는 사례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빌딩은 매각을 하면 누군가는 돈을 벌고 어떤 사람은 직무가 바뀌고 그리고 경우에 따라 사용자인 임차인이 바뀌는 일들도 일어납니다. 빌딩은 물리적인 규모와 자산 가격이 크기 때문에 소유권 변동으로 인해 일어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자산의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면 그 가운데서 부의 재분배도 일어나고 사업자들의 변경도 생기면서 경쟁을 통해 효율적인 상태를 찾아가는 활동들이 활발해집니다.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인 경제의 흐름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꼬마 빌딩에서 대형 빌딩들까지 골고루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 경제를 더 활성화 시키고 부를 창출하는 선순환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다양한 종류의 자산들이 더 많은 거래가 이뤄져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